경기 불황, 준중형 택시 `바람
경기 불황, 준중형 택시 `바람
< 앵커 > 최근 중형차 일색인 택시 시장에 준중형 택시가 등장했습니다. 불경기에 연료 효율도 좋아 빠르게 확산될 조짐입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시내 한 택시 승강장입니다. 줄줄이 늘어선 택시 가운데 한 대가 눈길을 끕니다. 포르테 택시입니다. 택시는 2000cc 이상 중형차가 대부분이지만 포르테는 1600cc로 준중형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날로 치솟는 기름값을 견디다 못해 결국 준중형 택시를 도입했습니다. 2000cc급 쏘나타 택시의 실제 연비는 리터당 6km에 불과하지만 포르테 택시는 리터당 9.36km입니다. 보통 2교대로 하루에 400km 운행하는 것을 감안하며 23리터가 절약됩니다. LPG가격 1천원 기준으로 택시 한 대당 연간 8백만원이 넘습니다.
결국 지난해부터 기존 2000cc급 택시를 포르테 택시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총 98대 가운데 58대가 준중형입니다.
< 인터뷰 > 박철영 일진운수 전무
"2000cc와 1600cc을 같이 운영을 해보니까 연료가 25% 절감되는 것이 확실히 나타났다. 이것이 소문나면서 이제는 전국적으로 10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 준중형 택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중형 택시 기준은 배기량 1500cc 이상으로 1600cc인 포르테 택시 운행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같은 요금을 내고 준중형을 타니 승객들은 손해보는 기분이지만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는 긍정적입니다.
< 인터뷰 > 이종규 서울시 쌍문동(승객)
"조금 비좁은 것이 문제지만 에너지가 그만큼 덜 들어가고 우리나라의 경우 충분히 이용가치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준중형 택시 보급으로 택시 요금 인상을 막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 승객들에게도 이익입니다.
하지만 문제도 있습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에서 마진을 이유로 2000cc 이하는 LPG 택시를 만들지 않습니다. 택시업체가 직접 일반 승용차를 사서 개조하는 만큼 추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 기자 >
택시업계가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준중형 택시를 선보였습니다. 아직 소비자 인식 전환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지만 택시업계의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
2009.2.6 한국경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