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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신용카드 결제 '헛바퀴'

택시비 신용카드 결제 '헛바퀴'
인천 단말기 교체 지연으로 시민 불편… 기사들 현금선호도 걸림돌

인천 연수동에 사는 사는 김모(53ㆍ회사원)씨는 얼마 전 밤 늦게 개인택시를 탔다가 곤욕을 치렀다. 택시에 설치된 카드단말기가 구형이라 김씨의 신용카드는 결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금없이 택시를 탄 김씨는 결국 집 앞에 도착해 잠에 든 아내를 깨워 돈을 갖고 나와 요금을 냈다. 김씨는 "택시를 자주 이용하지만 신용카드로 요금을 지급한 적이 거의 없다"며 "신용카드 사용이 가능한 단말기 설치도 되어 있지 않고, 상당수 택시기사들도 요금을 현금으로 낼 것을 요구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시가 시행중인 택시요금 신용카드제가 겉돌아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단말기 작업의 지연. 시는 당초 1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말까지 시내 전체 택시 1만3,000여대의 구형 단말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교통카드만 인식하는 구형 단말기 대신 교통카드와 신용카드를 모두 인식하는 새 단말기를 설치해 인천 지역 어디서나 신용카드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법인택시 5,300여대는 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지난해 12월 신형 단말기로의 교체를 마쳤다.

하지만 택시기사 개인이 단말기 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택시 8,500대의 경우 인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단말기 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교체작업을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다.

인천 개인택시조합은 보다 많은 승객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 2곳에 각 사가 발행한 교통카드를 상호인식할 수 있도록 합의해 신형 단말기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업 영역 잠식 등의 이유로 양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단말기 교체가 지연되고 있다.

신용카드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택시기사들의 잘못된 태도도 걸림돌. 법인택시의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어도 택시기사들이 요금을 가급적 현금으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해 신용카드 사용이 힘들다고 이용객들은 전했다.

2009.2.4 한국일보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